<퍼머가 컬처여> 제12호 : 풍년은 이미 우리 마음 속에 2026-04-01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2026년 3월 31일 발행
 이달의 <퍼머가 컬처여> 
 경기동부지부 수락텃밭 <시농제> 
 랑랑 숲밭으로 출동한 <냉이원정대>
 제1기 <퍼머컬처 활동가 과정> 이야기
 퍼머컬처를 <톱질단>으로 짓다
 퍼머컬처 in 동티모르 - 두 번째 이야기
 <퍼머가 컬처여> 1기 통신원 소개 

2026 경기동부지부 수락텃밭 <시농제 >

지난 3월 29일 수락산 아래가 떠들썩합니다. 오늘은 수락텃밭, 인과의숲밭, 바람길숲밭 세 생태거점이 있는 경기동부지부 퍼머컬처공동체의 연합시농제가 열리는 날. 한 해 농사의 시작을 하늘과 땅, 모든 생명에게 고함과 동시에 사람과 영혼의 돌봄 또한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이 풍물패의 장단과 붉은 정령들의 돌봄 속에 신명나게 펼쳐집니다. 

유세차 이천이십육년 삼월 이십구일


춘분이 지나 청명을 앞 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오늘, 수락산 자락 원불교 후정원에 삼총사가 모였습니다. 수락텃밭의 고인물 '수락텃밭공동체', 퍼머컬처 무림고수  '인과의 숲밭', 그리고 떠오르는 신흥강자! 수락의 새물결 '바람길 숲밭', 이 삼총사가 정성으로 준비한 술을 올리며 마음 모아 수락산 산신령님과 지구 어머님께 고하나이다. 풀과 바람과 땅과 비인간 생물들과 공존을 지향하는 퍼머컬처인인 우리 삼총사는 경운 보단 멀칭으로 이불을 덮어주고, 잡초가 아니라 지피식물로 지혜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우리들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주시옵소서. (중략)


 수락산 신령님이시여, 

올해는 저희 숲밭의 '진짜 주인'들에게도 축복을 내리소서! 땅속에서 뭐 하나 싶지만 끊임없이 먹고 싸는 떼알구조 장인 지렁이님, 24시간 주야 교대 없는 쉬는 걸 모르는 분해 장인 미생물님들, 종횡무진 호시탐탐 수분하는 사랑의 작대기 장인 꿀벌님. 이 모태 장인들께 무한 에너지를 충전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수락이 '탄소 저장고'가 되고 '생명의 잔칫상'이 되게 하소서. (중략)


 오늘 올리는 술과 우리들의 마음이 흙 속에 스며들어 모든 씨앗의 꿈이 되게 하소서. 2026년 수락산 후정원에 발 들이는 모든 생명이 평안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상향!

올해로 7회째인 이번 시농제는 많은 이들의 손길 속에 이루어졌습니다. 풍물패의 상쇠와 수장구는 회원들의 반쪽들이 채워줬고, 제사상에 오르는 술과 음식으로 지난해 자연에서 얻은 산물로 만든 술과 손두부 등이 올랐습니다. 저 멀리서 수락의 시농제를 위해 손수 잡채를 만들어와 함께 나눈 이도 있고, 어린 자녀들 손을 잡고 먼 길을 찾아와 한 해의 안녕을 함께 기도해준 이들도 있었습니다.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회원과 비회원이 섞여 서로가 서로의 안녕을 바라고 돌보는 시간! 올 한해 농사도 잘 짓겠습니다. 


시농제 1부 ️수락텃밭 연합OT

시농제에 앞서 오전에는 수락텃밭 연합OT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2년간 제2기 숲밭디자인학교 과정을 끝내고 드디어 올해 공동체의 일원이 된 <바람길숲밭>을 포함한 세 공동체가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 올 한 해 수락텃밭, 인과의 숲밭, 바람길숲밭을 이끌 밭장들의 인사와 포부 등을 듣고, 지난 6년간 수락텃밭의 발자취도 되짚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2020~2025년간 수락텃밭에 저장된 누적 추청 탄소량이 무려 ‘52톤’에 이른다는 결실에 모두가 박수치며 기뻐하기도!

무엇보다 이날 수락텃밭 연합OT의 하이라이트는 ‘전환마을 수락’의 서막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머지 않아 전환마을 수락을 선언하는 그 날을 고대하며, 2026 한 해 그 길을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2026 수락텃밭 활동 계획] 

5월 16일 퍼머컬처 장례식 

7월 11일 제3회 밭두렁 생태퀴어축제

8월 30일~9월11일 수락PDC 32기 

9월 11~13일 제5회 퍼머컬처네트워크 대회 

11월 29일 수락텃밭 연합 김장 및 송년회

  
일부 사진 제공 / 밍키  
랑랑 숲밭으로 출동한 냉이원정대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소식! <냉이원정대>죠. 올해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냉이가 봄인사를 전했습니다. 지난 3월 14일, 지난해 삽질단이 함께 일군 <지구랑 우리랑 랑랑숲밭>으로 냉이를 찾아 원정을 떠났습니다. 그 소식을 해보리님의 글로 만나봅니다.

글 / 해보리(활짝@해봄 생태거점)

사진 제공 / 소란  

약간은 으슬으슬하던 3월 14일 아침. ‘냉이’로 모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우리 생태거점과 이웃한 ‘지구랑 우리랑 랑랑숲밭’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이지만 봄기운 때문인지, 마음은 설레고 발검음은 가벼웠다.

랑랑숲밭의 하우스에 도착한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알던 그 밭이 이렇게 아름답고 생명이 가득한 곳이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랑랑숲밭 공동체 분들이 또 얼마나 많은 손길을 더했을지도 느껴져서 더 아름다워 보였다. 나무들을 중심으로 볏짚에 덮여있지만 살아있음을 강력하게 알려주는 식물들 하나하나 참 귀했다.


몇 번씩 대중교통을 갈아타고 온 청년들부터 한살림 활동가들, 퍼머컬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랑랑숲밭과 인연이 있는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으로 이곳에 모여 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드디어 원정대스럽게 도구들 챙겨서 밭으로 출동!

30명이 넘는 참가자에 랑랑숲밭 분들까지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냉이와 봄풀들을 끝도 없이 나왔고, 냉이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한참을 일어나질 않았다. 모두들 금이라도 캐는 듯 하나하나 냉이를 캘때마다 환한 표정들로 흥분하였고, 점점 바구니가 찰수록 각자의 리듬을 찾은 듯 편안하고 충만해 보였다.


 냉이전을 부치고, 냉이 된장국도 끓이고 냉이 향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점심식사 전, 소란이 풀도감을 뚝딱 만들더니 각각 풀에 대해 재미있는 설명을 해주었고, 모두들 이야기게 빠져들었다. 각 풀의 효능을 듣다보니 어느하나 필요없는 풀이 없었고, 올해는 꼭 산야초발효액을 성공해보고 싶다는 야심찬 꿈도 생겼다.

냉이원정대를 마치며 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무언가에 홀린것처럼 빠져들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를 모아보면 나만을 위해서 냉이를 캐지 않고,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냉이를 먹게 해 주고 싶은 사랑의 마음이 힘든 줄도 모르게 만들었고, 자연이 아낌없이 내어주는 품안에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속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이야기, 소란의 풀투어를 통해 알고보니 더 잘 보이는 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셨다.

 

나는 이번 냉이원정대를 통해서 공동체의 힘을 가장 크게 느꼈다. 랑랑숲밭의 공동체원들과 퍼머컬처네트워트의 손길들이 더해지니 멀게만 보이던 일들이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었고, 랑랑숲밭이 앞으로 펼쳐 갈 지구랑 우리랑 함께 나아갈 길이 정말 기대가 된다.

이렇게 가까운 이웃이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든든하고 감사하다. 더 연결되고 싶다.

제1기 퍼머컬처 활동가 과정 이야기
- 당신의 퍼머컬처는 무엇인가요?

"당신은 퍼머컬처를 하며 무엇을 고민하고 있나요?" 이 질문과 함께 시작된 21명의 만남! 제1기 퍼머컬처 활동가 과정이 지난 3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시간으로 문을 연 이번 과정은 퍼머컬처 속에서 '나'를 찾고, '우리'를 찾고, '우리 속의 나'를 그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퍼머컬처리스트들은 퍼머컬처로 자신을 소개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의 낯선 부분을 들여다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의 삶의 ZONE을 분석하고 구성해 보는 퍼머컬처 디자인을 통해 지금의 삶을 돌아보기도 했죠. 또한 공동체의 언어를 고민해 보기도 하고, 어두운 밤 촛불 앞에서 200년 뒤의 우리 미래를 상상하며 서로가 조상, 후손이 되어 대화를 나누면서 펑펑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나의 마음과 서로의 마음을 돌보고 느끼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차곡차곡 퍼머컬처로운 시간을 쌓았어요.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날! 우리는 '퍼머컬처와 함께하는 10년 뒤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모두의 앞에서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전환마을을 그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퍼머컬처 삶 전문가를 꿈꾸었어요. 퍼머컬처 장례문화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기도 하고, 적정기술과 함께하는 이동형 공동체를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또한 세계퍼머컬처대회를 열겠다는 당찬 포부, 잘나가는 퍼머컬처 인플루언서가 되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직접 쓴 퍼머컬처 베스트셀러를 전하는 상상까지. 정말 너무나도 다양한, 그래서 더욱 풍부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우리는 깨달을 수 있었어요. 서로의 꿈과 상상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단단히 이어져 있다는 것을요. 우리는 서로를 돌보며 연결되는 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걸까요?

아주 찐~하고 깊었던 1기 퍼머컬처 활동가 과정! 이 만남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되기를 바라고, 우리를 넘어 더 많은 존재들과 연결되기를 꿈꿉니다. 10년 후에 펼쳐질 우리의 퍼머컬처, 잊지 않았죠? 오래오래 연결되어 봅시다!

<가장자리 장학회>, 또 다른 연결을 꿈꾸며

이번 활동가 과정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씨앗이 만들어졌는데요. 바로 <가장자리 장학회>입니다. 대표활동가 소란님의 따뜻한 제안으로 시작된 이 장학회는 제1기 활동가 과정 수료생들이 함께 만든 작지만 큰 기금입니다. 앞으로 퍼머컬처의 길을 걷고자 하는 다음 세대를 지원하고 응원하기 위해, 2026년 퍼머컬처 72시간 과정(PDC)에 참여하는 분들께 각 5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작은 시작이지만 이 장학회를 통해 더 많은 퍼머컬처리스트들이 생겨나고, 그 연결이 점점 넓고 단단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장학금과 함께 꾹꾹 눌러 쓴, 우리 수료생들의 마음이 가득 담긴 편지도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퍼머컬처를 <톱질단>으로 짓다

지난 한해 전국 생태거점 곳곳에 출동했던 <퍼머컬처 삽질단>에 이어 드디어 올해 <퍼머컬처 톱질단>이 창단되었습니다. 지난 2월초 경남 양산의 화제초등학교에서 펼쳐진 특별한 2박3일. 각지에서 모인 20여 명의 톱질단을 이끈 토마저씨가 특별했던 그 날을 기록합니다. 

글과 사진 / 토마저씨 

 ■ 오늘도 자연 앞에서 배운다.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아이들이 배우고 뛰어놀 생태 교육 공간에 트리하우스, 퇴빗간, 농기구 창고를 함께 짓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눈발이 흩날리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던 날씨. 꽁꽁 언 땅은 삽 한 번 들어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고, 어떤 곳은 모래 지반이라 기초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곡괭이까지 동원해가며 하나씩 기초를 다져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이 공간에서 뛰어놀 아이들을 떠올리며,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묵묵히 톱질을 이어갔습니다.

 

■ 돌봄은 모두의 중심이다.

작업이 고될수록 더 깊이 감사하게 느껴졌던 것은 ‘돌봄’이었습니다. 학교 주변에는 편의점 하나 없었지만,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은 매 끼니와 새참마다 따뜻한 음식으로 우리를 맞아주셨습니다. 그 정성 덕분에 우리는 얼어붙은 손을 녹이고 다시 운동장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 아이들의 꿈, 나무 위에 자라나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트리하우스였습니다. 운동장 한켠에 세워진 2층 나무집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주말에 학교를 찾은 졸업생이 "우리가 졸업하니 이런 게 생기네"라며 아쉬움 섞인 웃음을 지었지만, 곧 작업에 함께하며 후배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갔습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퍼머컬처가 세대를 넘어 이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무너짐 그러나 우리는 더 단단지다.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지은 퇴빗간은 낙동강변의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모였고, 더 단단한 구조로 보완하며 재건했습니다. 120여 개의 긴 나사못이 더해진 두 번째 퇴빗간은, 그 자체로 우리의 끈기와 협력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이번 톱질단의 시간은 단순한 건축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함께 일하고 서로를 돌본다&는 퍼머컬처의 원칙을 삶으로 살아낸 시간이었습니다. 퍼머컬처의 길을 걷다 보면 때로는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험은 분명하게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 그래서, 우리는 다시 간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함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이 있는 한, 톱질단은 앞으로도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것입니다..

퍼머컬처 in 동티모르 - 두 번째 이야기

- 활동가 너머가 경험한 퍼머틸(Permatil)

4명의 퍼머컬처네트워크 활동가가 릴레이로 전하는 동티모르 퍼머컬처 유스캠프 참여기. 연재 그 두 번째는 활동가 너머의 퍼머틸(Permatil) 이야기입니다. 퍼머틸이 어떻게 청년들과 일하는지 배우고 싶었다는 너머가 보내온 글입니다. 

글과 사진 / 너머

 “퍼머틸은 언제나 지역공동체와 함께 일해.”


유스캠프에서 들었던 말처럼 IPYC를 개최한 퍼머틸(Permatil)은 동티모르 여러 지역을 연결하며 퍼머컬처를 실천해왔고, 캠프가 끝난 후 우리는 필드트립을 통해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었다.


필드트립 기간 동안 머문 곳은 국가고용직업훈련센터 CNEFP(National Centre for Employment and Vocational Training)였다. 이곳은 동티모르 독립 이후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고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건축과 용접 같은 교육을 중심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농업, 환대, 지역 및 문화관광까지 교육을 확장해가고 있다. 책임자는 이런 교육을 처음 도입할 당시 적지 않은 반대가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몇 년 사이 반얀트리는 따뜻한 기후 덕분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랐고 사람들의 마음도 서서히 변한 듯 했다.

이튿날,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아이레우 Seloi 지역에 위치한 CCL(Centro Culinaria Local)에 도착했다. 이곳은 지역 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카페테리아이자 숙소로, CNEFP 학생들이 직접 시설을 짓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학생들은 맑게 갠 얼굴로 차와 간식을 내어주었다. 저 멀리 강이 흐르고 논에는 버팔로가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공간이 세워진 땅은 지역 공동체가 아무 대가 없이 내어준 것이라 했다. 

저녁이 되어도 기숙사 방 안은 여전히 후덥지근했고 자연스럽게 다들 밖으로 나왔다. 걸터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스마트폰을 보고, 늘어지게 눕기도 했다. 어느 날은 파인애플을 자르겠다며 무딘 칼로 소란을 떨고 있자, 한 무리가 다가와서 파인애플 깎기의 고수가 있다며 웃었다. 그러더니 커터칼로 파인애플을 요리조리 능숙하게 자른다. 우리는 감탄하며 그 조각을 모두와 나눠 먹었다.


첫날, 교내에 텐트를 치거나 방을 빌리는 기준 비용을 전해들었지만- 마지막 밤, 그들은 우리에게 내고 싶은 만큼 숙박 비용을 내고 가라고 했다. 선물이었다. 봉투에 환대와 돌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픽업트럭을 타고 지나가면 길가의 아이들이 동시에 “말라이 말라이!”하며 손을 흔든다. 외국인을 뜻하는 malae. 오랫동안 동티모르에서 활동해온 활동가는 이 말이 차별이라기보다 그저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을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그 반짝이는 눈과 환한 입가를 떠올리면, 환대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다름을 향해 먼저 손을 흔드는 일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개합니다! <퍼머가 컬처여> 통신원 1기!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2026년 <퍼머가 컬처여> 소식지를 함께 꾸려갈 통신원을 모집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주실 다섯 분이 모였습니다. <퍼머가 컬처여>를 함께 만들어 갈 통신원 분들을 소개합니다.

강원 춘천 '살피텃밭'의 트리입니다. 퍼머컬처를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우리 이웃들의 작은 이야기가 전국 곳곳의 활동가분들께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통신원에 참여합니다. 산과 들의 계절 변화를 느끼듯, 계절의 흐름을 담은 다정한 소식들로 찾아 뵙겠습니다.


퍼머가 컬처여~ 자라입니다. 저는 가능하다면 네트워크 행사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어서 글, 사진 부족한 것이 아주 많지만 퍼 머컬처네트워크의 소중이! <퍼머가 컬처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통신원으로 신청했어요. 두 분이 모든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부담을 저희 통신원이 덜어 드릴게요! 


기린입니다. <퍼머여 컬처여>를 접한 비회원분들도 퍼머컬처 매력에 풍덩 빠져들었으면 합니다. 기후농부로서의 진중함, 퍼머컬처식 먹부림과 멋부림, 의로운 작당모의 등. 퍼머컬처네트워크 활동 속 드러나는, 퍼머컬처리스트의 진정성과 다채로움을 널리 알리는 통신원이 되겠습니다!


PDC 파주 22기 라라입니다. 현재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 살고 있고 퇴직 후 한량의 삶을 연구 중입니다. 예민한 감각으로, 다정한 순간들과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퍼머컬처 일상의 기쁨을 풀어내고 싶은 제 욕구와 읽게 되는 사람의 욕구가 어느 지점에서 잘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더 잘 보고 잘 듣는 사람… 아니, 그냥 올해는 일단 해보렵니다. 태양 아래 말 달리는 해니까요. (RaRa는 말띠ㅋ) 여기저기서 반갑게 만나요.  


이담님께서는 아쉽게도 사정상 이번에 소개글을 전하지 못했는데요. 다음 소식지에서는 이담님의 이야기와 함께 인사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해
한국퍼머컬처네트워크와 함께해 주세요!
정기회원 CMS 가입하러 가기
한국퍼머컬처네트워크 KOREA PERMACULTURE NETWORK
korea.permaculture.network@gmail.com

발행인: 한국퍼머컬처네트워크 씽씽 & 파슬리 / 표지 디자인: 호호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