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밭에서 직접 지은 노래와 춤을 함께해 본 느낌은 어떠셨어요?
안나 오랜만에 밭에 갔는데, 날이 너무 건조져서 밭이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근데 같이 가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니 밭에게도 위로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준혁 공연을 하러 가서 밭을 실제로 처음 마주했어요. 그 때, 노래와 밭이 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해 보니, 바다에서 처음 춤을 출 때는 좀 부끄러웠어요. 실내에서 할 때는 그냥 연습 같았고요. 그런데 꼬뮨 숲밭에서 해 보니 신성한 느낌이 들었어요.
하영 노래와 춤을 완전히 만들어서 밭에 나간 건 아닌데, 막상 밭에 나가서 했더니 노래와 춤이 딱 맞아서 신기했어요. 날씨가 조금만 덜 추웠으면 더 많이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윰 막연히 생각했던 것이 실현되서 너무 감동적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함께 쓴 가사를 읽는데 뭉클했어요. 가사가 기가 막히게 꼬뮨 숲밭이랑 어울린다는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 밭에서 노래를 불러 보니까 가사가 온전히 소화되고, 나에게도, 밭에도 다가 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나무가 우리의 관객이 된 것 같았고요. 우리 앞의 밭이 우리의 기를 받았을 것 같아요!
토마저씨 꼬뮨 숲밭이 우리 모두의 꼬뮨 숲밭으로 재탄생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만든 노래의 첫 단락과 마지막 단락을 호스트인 저와 안나가 시작하고 마무리했는데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흐름이 존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꼬뮨숲밭이 우리를 이 곳에 불러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겨울 베짱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바다 저는 사실 춤추고 이런 것을 좀 꺼리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퍼머컬처를 하는 사람들은 영혼 자체가 다른가 봐요.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 함께 이렇게 빙글빙글 돌고, 노래하고! 그래서 ‘이게 뭐지?’ 하다가도 저도 같이 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 모든 순간이 인상 깊어요. 이 곳에 올 때도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구체적으로 잘 몰랐어요. 하지만 서로가 이끄는 대로 뭔가 만들어지는 이런 경험이 또 한번 정말 신기했어요.
유정 춤과 가사를 만든 것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어떤 예술 창작 활동을 해야한다는 것이 좀 부담되었어요. 그래서 시를 짓기 시작할 때, 꼬뮨 숲밭에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하고 문장을 써 봤어요. 그랬더니 이것들이 신기하게 가사가 됐어요. 그리고 춤을 만들 때에도 가볍게 내가 생각한 꼬뮨 숲밭의 느낌을 표현해 봤더니 그게 또 동작이 되는 거예요. 퍼머컬처 철학인 ‘연결’을 이 활동에서도 느낄 수 있었어요.